개발자 Life

NestJS로 배우는 백엔드 프로그래밍 출간 후기 2 - 출간 과정

dextto™ 2022. 12. 17. 22:40

1편: NestJS로 배우는 백엔드 프로그래밍 출간 후기 1 - 계기

 

퇴근후 거의 매일 2~3시간, 주말에는 5~6시간 정도 투자하니 2달 정도가 지나 초고를 완성했습니다. 책을 쓰면서 오랜만에 몰입을 경험했습니다. 잘 몰랐던 주제가 있으면 리서치해 가면서 내용을 가다듬고, 코드를 다시 재작성했습니다. 기왕이면 돈도 벌면 좋으니까 구글 애드센스 광고도 달았습니다.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습니다. 많은 분이 위키독스 또는 메일로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초고를 들고 인사이트에 투고합니다. 이때가 작년 11월 말이었습니다.

사실 인사이트가 워낙 유명하고 수준 있는 책들을 많이 출판한 곳이어서 그냥 한 번 시도해 본다는 느낌으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미팅이 잡혀서 대표님과 편집자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이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무언가 책이 100% 마음에 들지는 않아 하십니다. 명확히 수정 방향을 알려 주시면 좋았을 텐데 목차와 방향을 가다듬어 보자고만 하셨습니다. 이미 초고를 쓰느라 에너지를 쏟아버린 저는 약 1주일 후 초고에서 별로 발전하지 못한 내용을 드렸더니 역시나 퇴짜를 맞았습니다.

띵! 정신이 번쩍 들고 나서 제 책을 독자의 입장에서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눈에 보이더군요. 아무리 예제 위주의 프로그래밍 서적이고 프레임워크 설명이 주가 된다고 해도 기본이 되는 이론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앞부분에 내용을 보강하고 중간중간 NestJS와는 별개로 주니어 백엔드 엔지니어에게 하고 싶은 말을 추가했습니다. 이 과정이 다시 2달 정도 소요됩니다. 초고 만들때 처럼 에너지를 투입하지는 않았지만요.

그리고 올해 2월 제이펍과 계약하게 됩니다. 얼떨떨하면서도 기뻤습니다. 마치 벌써 저자가 된 것 같습니다. 계약은 모두싸인으로 진행했습니다. 평소 잘 먹지 못하는 개밥을 먹으니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후 과정은 편집자분의 일이 많았습니다. 내용도 초고에서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나 힘든 점이 있었다면 위키독스의 내용을 구글 독스로 옮기고 출판사에서 사용하는 서식에 맞게 바꾸는 노가다 작업이 있었네요. 일부 문단의 순서가 바꾸고, 책에는 담을 수 없는 내용을 덜어 내고, 내용이 쉽게 이해되도록 다시 쓰는 일도 몇 번 반복했습니다. 책의 수명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고 싶었는데 중간에 NestJS의 메이저 버전이 올라가고, typeorm이 breaking change가 포함된 버전이 업데이트됩니다. 할 수 없이 관련 예제를 다시 쓰고 하나씩 실행해 보면서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오타.. 오타는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습니다. 

이후 리뷰어 검토를 마치고 12월에 출간을 하게 됩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출판사 사정에 의해 원래 출판일보다 5개월이 미뤄졌다는 것이죠. 저도 그사이에 큰 프로젝트로 정신이 없었던 터라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처음 이야기했듯이 이 책은 초보자를 위한 책입니다. 저희 회사와 NestJS 커뮤니티에는 뛰어난 고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내가 이런 책을 내도 될까? 부끄럽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안 들었다면 거짓말이지요. 그래도 다시 책을 쓸 기회가 된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 같아요. 글을 쓰는 과정은 평소의 생각과 내가 아는 바를 정리하기에 좋습니다. 또 무언가에 몰입할 때의 쾌감을 느낍니다. 코드를 작성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더라구요.

책을 쓰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자료를 잘 정리해 두는 습관과, 매일 조금씩 써 가는 부지런함. 이것이면 충분합니다. 우리는 기술 서적을 만드는 것이지 문학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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