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6

3. 학점관리

IT 업계는 다른 분야와 달리 학점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 대회에서 수상 경력을 쌓을 수도 있고, 직접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시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정말 성공한다면 굳이 취직을 하지 않고 더 서비스를 키울 수도 있겠지요? 😃 하지만 학점은 자신의 성실함을 증명하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공부 요령만 조금 있으면 나쁘지 않은 학점을 딸 수도 있습니다. 학부 수업은 체계적인 이론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저는 비전공자이고 CS를 독학으로 배웠습니다. 프로그래밍 학원을 잠깐 다니면서 프로그래밍을 제대로 배웠고, 대학원을 진학해서야 몇몇 CS 관련 수업을 들었습니다.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에 항상 갈증이..

2. 학부 커리큘럼

드디어 A가 제대했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 나름 군대가기 전 배운 지식(파이썬 언어)을 활용해서 알고리즘과 자료구조를 독학했다고 합니다. 요즘 장병들은 일과 후에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나와 가끔 대화도 나누긴 했지요. A는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입대했습니다. 이제 학부생활이 3년 반이 남았네요.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합니다. 군대를 다녀오면 아무래도 사람이 조금 차분해지고 학부 공부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방황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입니다. 커리큘럼을 짜 보자 제대 후 처음 같이 만나 처음 할 일로 학부 커리큘럼을 짜 보기로 했습니다. 한 학기동안 배운 과목은 대부분 교양 수업이었고 전공으로 C프로그래밍 과정이 한 과목 있었습니다. 요즘도 학교에서 C를 가르치다니... 임베디드 분야에서..

1. 계기

어쩌다 보니 처 조카 두 명이 IT관련 학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붐과 함께 제2의 스타트업 전성기를 맞아 개발자의 몸값이 치솟고 있는 요즘 분위기에 놀랄 일은 아닙니다. 최근 회사에 지원하는 졸업생들의 이력서를 보면 제2전공으로 IT 관련 학과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사실 40대 중반인 저도 기계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진학할 때 신분세탁(?)을 했습니다. 제가 사회에 나올 때만 해도 1세대 창업 붐이 휩쓸고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IT 직군은 노가다라고 비하하며 사내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치 언제든지 다른 인원으로 대체할 수 있고 기획 부서에서 짜 놓은 판을 열심히 구현만 하도록 하길 원하는 분위기였지요. 특히나 자신의 솔루션을 가지지 않고 외주 용역으로 운영..

청소하기

신입사원일 때 한 선배에게 빌드할 때 Warning 메시지가 많이 뜨는데 고쳐야 되지 않냐고 물은 적이 있다. 돌아온 대답은 그럼 네가 한 번 고쳐봐라는 말이었다. 문맥상으로는 본인은 다른 일도 많고 동작하는 데에 별 문제도 없으니 시간이 많은 신입 너가 한 번 고쳐봐란 뜻이었다. 그런데 그는 과연 컴파일러가 친절히 시간을 들여가며 화면에 뱉어 준 경고를 무시할 정도로 바빴는지, 과연 그 경고 메시지들은 무시할 정도로 사소했는 지는 지금까지도 의문이다. 당신이 훌륭한 SW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면 "청소하는 습관"을 몸에 익혀라. 여기서 말하는 청소는 단순히 책상 위를 깨끗이 정돈하고 먼지를 닦아내라는 뜻이 아니다. 실력 있는 개발자도 책상 위가 지저분한 사람들이 많다. 어제 야근 중에 먹고 반쯤 남겨놓은 ..

개발자(SW 엔지니어)라는 직업의 매력

흔히 '개발자'라고 하는 SW엔지니어가 직업으로서 어느 정도 매력이 있는 지 생각해 보자.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업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고액의 연봉2. 전문 지식이 필요함 (진입장벽이 높음)3. 근무시간이 규칙적이거나 자기 마음대로 조절이 가능함4. 업무 진행을 주관적으로 할 수 있음5. 적은 스트레스6. (무언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주위의 인정 개발자라는 직업이 위에서 열거한 것들에 몇 가지나 만족할 지 생각해 보면 2번외에 없는 것 같다. 그나마 2번 역시 닷컴 버블을 거치면서 직업훈련원과 학원에서 대량 양산된 인력들로 인해 장벽이 많이 낮아진 상태다. 개발자는 과연 좋은 직업일까. 어떤 아기의 돌잔치에서 돌잡이 쟁반 위의 마우스를 ..

서문 - 대한민국에서 SW개발자로서 살기로 마음먹은 후배들을 위한 조언

먼저 내 소개부터 해야겠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모 대기업의 휴대폰 사업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입사 전에는 학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관련 업계에서 병역 특례로 군복무를 대신했다. 학사 병역특례가 대게 그렇듯 (물론 그렇지 않은 좋은 업체도 많은 것으로 안다)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일을 하다 보니, 공부할 때에는 그나마 재미있었던 전공이 앞으로 내가 먹고 살아야 할 업(業)으로 삼기에 적합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3년 정도야 군대에서 고생하는 셈치고 참고 견딜 수 있었지만 평생을 이 업계에서 몸담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전공을 멀티미디어 공학으로 바꾸고 대학원으로 진학했다. 그 후 지금까지 IT업계에서 그것도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개발자의 삶을 살고 있다. IT 기술은 미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