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Life

번역 후기 - 이펙티브 소프트웨어 테스팅

dextto™ 2023. 2. 28. 19:46

이펙티브 시리즈 중 테스트와 관련한 책, 'Effective Software Testing'을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 테스트 코드를 체계적으로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 판매 중입니다.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몸담은 분야인 IT 서적을 번역하는 일은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습니다. 개발자는 항상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여러분도 현재 관심을 두고 있는 기술에 대한 최신 자료, 특히 책 번역을 한 번씩은 생각해 보셨을 것 같습니다. 

 

IT 서적은 다른 분야의 원서보다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기술서이기 때문에 함축된 표현이나 어려운 문장이 적습니다. 엔지니어인 우리는 당연히 바탕 지식이 있기 때문에 이해도 쉽게 할 수 있고,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코드가 많습니다! (번역 안 해도 됨. 개꿀)

 

지난번에 공유한 적 있는 NestJS 관련 책의 편집 기간이 길어지면서 번역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어차피 공부는 계속 해야할 것 같은데, 책을 꾸준히 쓰고, 번역만 하면서 살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싱가폴에서 이미 그 생활을 하고 계시는 분의 블로그 글을 보고 과연 가능한지 직접 테스트를 해 보고 싶어집니다. 

 

먼저 아마존에서 최근 발간 예정인 책을 쭉 둘러보면서 내가 번역 가능한 책이 있나 살펴봅니다. 몇 권을 후보로 골라 출판사에 메일을 보냅니다.

 

"혹시 번역가는 필요하지 않으세요?"

 

아쉽게도 'Effective Software Testing' 외 다수가 다른 출판사에서 계약이 진행 중이고, 가장 해보고 싶었던 책은 저작권자가 출판권을 수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운 좋게 다시 일이 성사되어 제이펍과 번역 계약을 하게 됩니다.

 

이후 과정은 자신의 책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일정 기간(번역은 보통 2~3달) 동안 출판사가 원하는 양식대로 초고를 준비합니다. 제이펍은 MS 워드를 이용해서 정한 서식대로 작성합니다. 그리고 n차 편집을 거치면서 메일로 의견을 나눕니다. 오탈자를 잡고, 어색한 문장을 가다듬습니다. 제가 이해하지 못해 대충 얼버무린 문장은 당연히 편집자나 독자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런 부분을 몇 번씩 다시 읽고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바꿉니다. 그러면 어느새 출간 양식을 갖춘 pdf 파일 형식의 책이 만들어집니다. pdf의 메모 기능으로 질문과 답을 교환합니다. 간단한 내용은 바로 메일 본문에 적기도 합니다.

 

기술 서적을 번역한다고 하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2. 부업으로 돈을 벌 수 있다.

3. 몰랐던 영어 표현을 배울 수 있다.

4. 글쓰기 실력을 함께 향상할 수 있다.

 

이 중, 2번은 제외하고 번역가에게 가장 득이 되는 부분은 어디일까요? 바로 4번입니다. 번역하는 데 드는 에너지의 90%는 문장을 해석하고 가다듬는데 사용합니다. 아이러니하게 독자로써 책을 읽으며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만큼 새로운 지식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읽고, 이해하고, 이해한 바를 쉽게 풀어쓰는 데 온통 정신이 팔립니다. 물론 번역기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AI로 자동화해서 번역 업무를 하겠다는 분도 계시던데, 아직은 멀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초고를 쓰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책 한 권을 만드는 데 투입한 총시간을 계산하면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 정도랄까요. 저작과 번역만으로 먹고 살 수는 있겠지만 만족하지는 못하겠다, 기회가 여유가 될 때 다시 하자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부정적으로 썼지만 이 부분을 모두 상쇄해 주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옮긴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거죠! 

출간 후 출판사에서 무료로 보내주시는 10권의 책도 있네요. 주위에 나눠주는 기쁨이 있거든요.

이제 독자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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